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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사

사형 집행 - 또 다른 살인은 아닐까요?


사형 집행 - 또 다른 살인은 아닐까요? 



Flickr ⓒ DESOIR


최근 강호순 등의 연쇄살인범 사건 때문에 들썩이는 여론에 법무부가 사형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알아보는 여론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국민 64%가 사형제 유지.집행찬성' 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결과는 저의 맘을 참 씁쓸하게 했답니다.

저는 사형제도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사형 폐지를 지지하고 있죠.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 첫 번째 이유.  

 
사형제도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살인자에게 나쁜놈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사형제도가 유지되고 집행이 되면 그 이유야 어쨋든 사형이라는 또 하나의 살인행위가 합법행위가 됩니다.
사회 자체가 합법적으로 살인을 인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살인자에게 뭐라고 할 수가 있을까요?

자,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형은 보통 사람을 죽인 사람들과 같은 중범죄자들에게 내려지는 형벌입니다.
우리 사회는 그만큼 사람의 목숨을 중요시합니다. 바로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했기 때문에 중죄를 받는거죠. 그런데 그 벌로써 그자의 목숨을 빼았는다?

어느 법률의 법 조항도 폭행죄에 대해서 폭행으로 앙갚음해도 된다고 말하지 않고,
또 어떤 법률의 법 조항도 강간죄에 대해서 강간으로 앙갚음하지 않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살인자들이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사형집행을 해야한다 라기 보다는 감정의 문제인건 아닐까 하고 말이죠.




 :: 두 번째 이유.  


Flickr ⓒ CNN_project2007

사형제를 유지하고, 사형을 집행한다고 해서 '사형 판결을 받을만큼의' 잔인무도한 사건들의 발생률이 줄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한 보고는 세계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바로, '사형 판결을 받을만큼의' 잔인무도한 범죄자들은 자신이 사형선고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과 동등한 가치를 가진 타인의 목숨을 마구 빼앗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사형이란 우스울(?) 것입니다.
효과도 없고, 의미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 세 번째 이유  


정신이상자들에게 사형이 의미가 있을까요?

흔히 말하는 사이코패스와 같은 연쇄살인범이나, 잔인무도한 범죄자들은 사실 나쁘다기보다는
정상이 아니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입니다.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닌 사람들이 일으킨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서 가혹한 형벌을 가해야 한다는 것은,
자폐아나 정신지체아를 때려서 정상적으로 만들겠다는 발상과 다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술취했을 때 폭력행위를 하게되면 그 형벌이 조금 약해집니다.
그것은 왜 그렇습니까? 그사람이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고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신상태는 멀쩡한 사람이 나쁜 마음을 품고 누군가를 죽였다면
그것은 엄중한 형벌로써 반성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행위에 대해서 반성이라는 것을 전혀 할 수가 없는 상태의
사람에게 사형과 같은 형벌을 가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요?

오히려 그런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들을 조금 더 연구해서,
다시는 그런일이 일어날 수 없도록 방지책을 만드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할 일 아닐까요?



 :: 네 번째 이유.  


우리나라는 UN 가입국이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경제 10위권의 국가입니다.
세계의 국가적 인권의식의 추세는 사형제를 폐지하는 것 입니다.

우리가 가입한 단체인 UN 인권이사회에서도 우리나라 1차 정부보고서에 대한 최종평가서 (1992년)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사형을 선고받고 있는 사실에 우려를 표명하였고, 특히 사형선고를 받는 위반
행위에 절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 6조에 대한 명백한 위반
임을 지적하며 사형범죄를 축소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이 사례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얼마나 국제적으로
사형선고에 있어서는 국제적으로 뒤쳐져 있는 의식을 갖고 있었는가 하는 점을 보여주고 있고,

또한 세계인권선언 제 3조는 모든 사람의 생명권을 보장하고 있고, 우리나라 헌법은 독일 기본법과
미국 수정헌법과는 달리 생명권에 대한 명문규정을 두고있지 않지만, 헌법 제 10조 후문에 따라
국가는 생명권을 확인하고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중남미 대부분의 국가가 사형제도를 폐지, 대부분의 유럽연합 국가인 독일 프랑스 등
118개국이 사형제도를 폐지했거나, 제도는 유지한 채 집행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단 사형이 폐지되고 나면 재도입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1985년 이후 네팔, 필리핀, 잠비아,
파푸아 뉴기니 4개국이 사형제도를 재도입하였는데, 이들 4개국 가운데 네팔은 재도입 이후 다시 폐지
하였고, 필리핀은 사형집행을 유보하고 있으며, 잠비아와 파푸아뉴기니는 재도입하였으나 단 한건의
사형도 집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세계적인 추세는 사형을 폐지하거나, 사형제 유지를 하되 집행하지 않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항상 중국과 같은 인권후진국을 보며 욕을 하지만, 다른 국가에서 볼 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비춰질 것입니다.

세계의 우리보다 선진국이라 여겨지는 많은 국가들이 과연 우리나라보다 인권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사형제를 폐지할까요?

우리보다 도덕성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기에 사형제를 폐지할까요?
그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세계의 추세가 이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감정의 문제로만 생각할 것은 아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 다섯 번째 이유.  


사형을 선고하는 판사와, 형을 집행하는 집행관의 양심의 자유입니다.
직접적으로 죽이는 것은 아닐지라도 사형을 선고하는 판사와, 사형을 집행하는 집행관 또한 결과적으로는
원치않는 '살인' 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결코 인생에 있어 누군가를 죽이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들의 양심적 자유도 지켜줘야 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그마만큼 누군가의 생명의 불씨를 끈다는 것은 감정적으로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 여섯 번째 이유.  


사실 개인적으로는 강호순과 같은 살인범들을 때려 죽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옳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유영철이나 강호순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목숨 하나만을 없애면 죄값이 치뤄질까요?

그러면 한사람을 죽여서 사형을 받은 사람과, 여러 사람을 죽여서 사형을 받은 사람.
둘다 공정할 것인가요? 둘다 적절하게 죗값을 치루게 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사형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형보다는 차라리 오랜 시간 괴롭게 하는 것이 더욱 좋지 않을까요?

반성을 하지 않는 사람의 목숨을 순식간에 없앤다고 해서 나아질 것이 뭐가 있을까요?
오히려 사형수에게는 그것이 편한 길일지도 모릅니다.


 :: 일곱 번째 이유.  

사실 사형은, 민심을 이용하여 숙적을 제거하는 등 정치적으로 악용되어 왔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형을 당했습니까?
전 대통령인 김대중씨도 사형선고를 받았었습니다.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생각해 볼때,
사형제를 유지하고 집행해야할 딱히 논리적인 근거도 이유도 없어 보입니다.

우리가 더욱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감정보다는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