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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그리고 동물과 사람.

워낭소리.

길을 가다가 죽은 고양이를 보았다.
지난 엇그제 무척 추운 날씨에, 집 없이 떠돌다 이렇게 구석에서 혼자 누워 쓸쓸히 생을 마감했나 보다.

길가에 버려져 죽은 동물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 고양이가 죽은 곳도 인적이 드문 곳은 아니었다.

지나가다 누가 보기라도 했다면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
어쩜 이렇게 혼자 죽어가도록 내버려 두었을까..





그날 저녁에는 또 한번 이상한 풍경을 목격했다.
강남역 부근에 있는 한 동물병원을 지나다 마주쳤는데,
저 수조 같은 곳에 강아지와 고양이를 넣어놓고 주인은 어디론가 가버렸다.

설 연휴라 시골에 내려갔나 보다..
동물병원에서 동물들을 저리 많이 키우진 않을 테고,
누가 맡긴 것일텐데.. 어떻게 저렇게 방치를 해놓을 수 있단 말인가?

그나마 조금 넓고 사방이 트인 케이지라면 모르겠는데..
저렇게 사방이 수조처럼 유리로 막힌 곳에 가두어놓은 것을 보니 화가 났다.

개는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 짖어댔고,
어떤 고양이는 그 안에서 공중제비를 돌며 폴짝거렸다.





며칠 전 워낭소리라는 영화를 보았다.
인터넷에서 처음 떠들어 댈 때엔 무슨 영환가 하고 기웃거려 보니,
독립영화란다. 그래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았는데..




어떤 사람이 인터넷에 감상평을 올려놓은 것을 보니,
내용도 괜찮은 것 같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해서..
한번 보고싶은 마음이 들어 보게 되었다.





사실 그렇게 언론과 인터넷에서 떠들어대던 것 만큼,
인간과 동물의 우정을 잘 그려낸 것인지는 모르겠다..

주인공인 할아버지는 소가 죽기 직전까지 노인네 특유의
꼬장을 부려가며 매일마다 소를 부려먹는 내용만 나오니까..-,.-


그나마 소를 죽을 때 까지 키웠다는 것 하나로도 요즘같은 세상에서 감동을 이끌어낼만 한 거랄까?

요즘에는 소를 키우고 도축하는 과정이 아주 과학적으로 체계화 되어있어서,
육질이 질겨지지 않게 경험을 통한 데이터를 통해 얻어진 매뉴얼대로 새끼를
몇번 낳으면 바로 도축을 하는 식으로 그저 소를 식물 키우듯 한다고 한다.

이렇게 동물을 그냥 사물 다루듯 하는 세상에서 40년 가까이 동물과 함께 늙어가며,
그 동물이 죽는 날 까지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드물고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많이 부려먹기만 하기는 했지만..



세상이 이렇게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면서 인간은 동물을 조금 더 존중해주는..
그런 세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